“김정은 왔으니 나가라” 멜리아호텔서 쫓겨난 美기자단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6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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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당국, 백악관 기자실 옮기라 일방통보
WP “언론의 자유에 어긋나”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확정되자 이 장소를 먼저 기자실 용도로 예약해둔 백악관 기자단이 방을 빼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의 도착에 앞서 베트남 당국과 백악관이 기자실을 하노이 우호문화궁전으로 옮긴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언론정보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 미디어센터는 멜리아호텔에서 외신 기자단을 위한 별도의 미디어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트남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을 ‘문화적 충돌’이라고 표현하면서 언론의 자유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기자들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가져와 수 주동안 설치한 카메라와 조명, 모니터 등 장비들을 또다시 옮기게 됐다. WP는 이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더이상 멜리아호텔에서 생방송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멜리아호텔을 예약한 특파원들도 현지 당국으로부터 모두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호텔 안에 있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자가 베트남 보안요원과 호텔 직원에게 소리치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북한 측 당국자들은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고, 그 장면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호텔의 한 관리인은 당국이 호텔 통제권을 북한에 넘기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WP에 증언했다.

WP는 왜 정상회담 주최측이 숙소가 우연히 일치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않고 양측 모두가 확인하기 전에 장소를 바꾸지 않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멜리아호텔 입구에는 금속 탐지기가 설치돼 있으며, 당초 백악관 기자실로 활용될 예정이었던 위층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상태라고 WP는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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