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조사관 “사우디 정부, 카슈끄지 살해 계획·실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8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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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가 이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유엔 특별보고관이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에서 “터키에서 수집한 증거들을 봤을 때 카슈끄지는 사우디 관리들이 사전에 계획한 잔인한 범행의 희생자였다는 점이 밝혀졌다 ”고 밝혔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또 사우디 관리들이 터키의 카슈끄지 피살 사건 조사 시도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칼라마르는 사우디가 터키 조사관들의 사우디 외교시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카슈끄지 유해 위치를 밝히기를 거부해 터키 조사관들의 조사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 수사관들은 사우디의 접근 제한 조치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범죄 현장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롯해 사우디 왕정을 비판했던 인물로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들에게 살해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 정부가 왕정에 비판적이었던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우디 관리들은 이에 대해 사우디 정보요원들이 카슈끄지를 생포해 국내로 소환하라는 명령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칼라마르는 유엔이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대한 국제 범죄 수사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칼라마르는 오는 6월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CIA, 국무부, 미 의회와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마르는 “카슈끄지 살해사건 증거물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카슈끄지 살해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7년 측근들에게 카슈끄지가 왕실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그를 살해하기 위해 총알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현직 미국 외교관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대화 내용은 미 정보기관들이 포착한 것으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계획했다는 가장 구체적인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카슈끄지 살해 사건 조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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