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라카이 부두 인근 사유지에 위안부 동상 세워져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7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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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의 관문인 파나이섬 북부 카티클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7일 필리핀의 일간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60대 필리핀 여성 인권 운동가 넬리아 산초는 카티클란 부두에 있는 자신의 사유지에 최근 위안부 동상을 세웠다. 동상은 보카이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여객선을 탑승하는 항구에서 도보로 약 2분거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초는 현지 조각가인 카를로스 아노리코에게 의뢰해 사비와 기부금 등 70만페소(약 1500만원)을 들여 지난해 7월에 완성했다.

동상은 성폭행 피해 여성 2명을 형상화했다. 노인 여성은 첫 필리핀 위안부 피해 증언자인 고(故) 마리아 로사 헨슨 여사를 대표하고, 젊은 여성은 마르코스 정권 하에서 게엄군에 성폭행을 당한 고(故) 아그네스 산초를 대표한다. 아그네스 산초는 넬리아 산초의 언니로 알려졌다.

동상 받침대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로서의 필리핀 여성”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열린 동상 제막식에는 산초가 필리핀측 대표를 맡고 있는 ‘일본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협의회’ 관계자와 한국, 북한, 중국, 대만, 일본에서 온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밖에 현지 고교생 70여 명도 동참했다.

산초는 제막식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은 전 세계 어디에서 발생하며 우리는 이들 피해자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4월 말에는 수도 마닐라에 있던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일본측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철거됐다.이어 지난해 12월 북부 라구나주 산페드로시는 여성의 집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의 압력에 의해 설치한 지 이틀 만에 철거해야만 했다.

산초는 산페드로시의 위안부 동상이 철거된 이후 자신의 소유지에 동상을 설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일제 위안부 만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인근 대학과 학교의 학생들을 더 많이 초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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