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2% 넘게 끌어올린 파월 의장의 두 단어 ‘just below’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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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언급한 ‘바로 밑(just below)’라는 두 단어가 뉴욕 증시를 2% 넘게 끌어 올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기준금리는 여전히 낮다”면서도 “경제를 과열시키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중립 수준으로 추정되는 폭넓은 범위의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달 3일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 주최 애틀랜틱 페스티벌에서 “(금리가) 현 시점에서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는데 ‘바로 밑’ 발언은 그 때보다 한발 물러선 표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을 여러 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제이(Jay·제롬 파월 의장)’를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전혀 행복하지 않다”며 “연준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바로 밑’ 발언이 알려진 뒤 ‘금리 인상이 곧 멈추거나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아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17.70포인트(2.50%) 오른 25,366.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30%, 2.95% 상승했다.

9월 회의에서 연준 15명의 이사들이 제시한 중립금리는 연 2.5~3.5%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현재 정책 금리는 연 2.00~2.25%로, 중립금리 하한선에 거의 근접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한 번 올리면 연 2.25~2.50%로 중립금리 하한선을 찍게 된다. 내년 이후 네 번 더 올리면 중립금리 상한선까지 도달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다음달 금리 인상이나 향후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어느 정도 올릴 것인지에 대한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참가자들의 (금리) 전망은 ‘최선의 경제’ 평가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전에 설정된 정책 경로는 없다”며 설명했다. 금리가 영향을 미치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경제 과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업 부채 증가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빚을 많이 진 기업과 이자 부담이 부채를 최대로 증가시켰다”며 “부채가 많은 대출자들은 경제가 하강 국면으로 돌아설 때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고,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이날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자산 가격 상승, 역사적으로 높은 기업 부채, 위험 부채에 대한 보증 증가를 미국 금융시스템이 직면하고 있는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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