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타들도 산불 앞에서는…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의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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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0’ 주연 버틀러, 산불에 탄 집 배경 셀피 공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감독도 “이웃과 가족이 무사해 다행”
11일까지 사망 31명 집계…캘리포니아 재난 사상 최악의 피해
소방관 3000명 사투 중이지만 건조한 강풍 만나 더 번질 위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8일 발생한 역대 최악의 대형 산불이 건조한 강풍을 만나 고비를 맞은 가운데 화마(火魔)로 인한 재난을 면하지 못한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감독이 피해 상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영화 ‘300’(2006년), ‘모범시민’(2009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제라드 버틀러(49)는 11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잿더미가 돼버린 자신의 말리부(캘리포니아의 유명한 해변도시 중 하나) 집을 배경으로 촬영한 셀피를 올렸다.

흰색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버틀러는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대피했다가 다시 말리부 집으로 돌아왔다. 캘리포니아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감동을 얻었다. 감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2016년 개봉한 마블 히어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출한 스콧 데릭슨 감독(52)의 사우전드 오크스 자택도 피해를 입었다. 데릭슨 감독은 불에 타 그슬린 집 외부 사진과 함께 “친구의 차를 타고 집에 돌아와 이 광경을 보고 잠시 넋을 잃었다. 집 내부가 전소됐지만 소방관의 도움으로 이웃 다른 집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신과 소방관에게 감사한다. 수많은 이들이 우리 가족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배우 올랜도 블룸과 얼리사 밀라노, 가수 레이디 가가도 산불로 집을 버리고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 카운티, 남부 말리부와 벤투라 카운티 등 세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나흘간 서울 면적(605㎢)보다 넓은 800㎢ 이상의 산림과 시가지를 불태웠다.

산불을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은 주민은 11일까지 31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시신은 유골만 남아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사망 31명은 캘리포니아주 재난 사상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1933년 로스앤젤레스 그리피스파크 산불은 29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경찰 당국이 11일 현재 연락이 두절된 주민 수가 228명이라고 밝혀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소방관 3000여 명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산불을 완전히 진압하는 데는 3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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