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 72시간 세 건의 범죄…배후엔 ‘증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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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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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총격 난사·흑인 대상 총격·反트럼프 폭발물

미국 사회는 지난 한 주 동안 ‘증오 범죄’로 얼룩졌다.

28일(현지시간) CNN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72시간 동안 발생한 세 건의 범죄의 배후에 ‘증오’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에는 폭력 전과를 가진 한 백인 남성이 흑인 교회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실패한 뒤 두 명의 흑인을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 연계 지역방송 WDRB는 그레고리 부시(51)라는 이름의 용의자가 켄터키주(州) 제퍼슨 타운의 퍼스트 침례교회에 진입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실패한 뒤 인근 슈퍼마켓으로 이동해 손자와 함께 학교 준비물을 사러 온 69세 남성과 주차장에 있던 67세 여성을 총으로 쐈다고 전했다.

앞서 진입하려 했던 침례 교회는 대부분 신도가 흑인 교회였다.

그는 범행 전부터 인종차별적 위협을 여러 차례 했으며, 전처에게도 인종 비하적인 이른바 ‘N워드’를 반족적으로 쓰는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반(反)트럼프 성향의 인사들에게 폭발물을 보냈던 용의자가 체포됐다.

또한 지난 27일에는 피츠버그의 한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낳은 피츠버그 참사의 경우 용의자인 로버트 바우어스(46)는 지난 27일 유대인 회당 안으로 들어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소리치며 약 20분간 총기를 무차별 난사, 11명이 사망하고 경찰 4명을 포함해 6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는 범행 전부터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등 유대교에 대한 적개심을 끊임없이 표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들의 연령은 54~97세였으며, 두 형제와 한 부부가 포함됐다.

바우어스에 대한 첫 심리는 오는 29일 오전에 열릴 예정인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바우어스에게 ‘증오 범죄’를 포함해 총 29개의 연방 범죄혐의가 적용됐다며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라고 전했다.

NYT는 바우어스가 연방 범죄혐의 외에도 11건의 살인과 6건의 폭행, 13건의 인종위협 등의 주(州) 범죄혐의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는 이번 총기 난사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 “27일 11명의 예배자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는 끔찍했다”며 “우리 모두 이러한 비인간적인 폭력에 의해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주교로 있을 당시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와 함께 책을 저술하기도 하는 등 종종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맹목적인 반유대주의적 증오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면서 “반유대주의를 확고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펠탑은 이날 자정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모든 불빛을 소등했다. 에펠탑의 불빛은 과거에도 전 세계 테러가 발생한 후 여러차례 꺼진 적이 있다.

안네 히달고 파리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유대인 사회와 피츠버그의 모든 시민들에 대해 지지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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