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를 NAFTA에서 아웃시킬 수 있다”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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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향해서도 “나는 NAFTA를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경고
NAFTA 폐기되면 북미 지역 경제 전반에 직격탄 우려 목소리도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달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에 합의하지 못한 캐나다를 향해 “NAFTA에서 아웃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특히 의회가 NAFTA를 비준하지 않을 경우 NAFTA 자체를 폐기하겠다고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지난달 28~31일 진행된 미-캐나다 간 무역협정 개정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새로운 NAFTA에 캐나다를 계속 머무르게 할 정치적 필요성이 없다”면서 “수십 년간 (NAFTA가) 악용된 이후에도 우리가 공정한 합의를 만들지 못하면 캐나다는 아웃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연설에서도 “캐나다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도 좋다”며 “우리는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5일 재개되는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캐나다의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캐나다는 유제품 관세율(270%) 인하, 무역 분쟁 해결 절차(NAFTA 19장) 폐기, 의약품 특허 보호 등의 미국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달 27일 타결된 협상에서 첨단 의약품 생산자들의 특허를 10년간 보호하는 데 합의했다.

캐나다 언론 ‘토론토 스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캐나다에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딜은 완전히 우리 조건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3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FTA 비준안을 처리할 미 의회를 겨냥해서도 “의회는 이런 협상을 방해(간섭)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저 NAFTA를 완전히 끝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멕시코와의 합의 내용만을 의회에 통보했다. 또 “기억하라. NAFTA는 일찍이 체결된 무역 협상들 가운데 최악의 협상 중 하나다. 미국은 수천 개 기업과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우리는 ‘NAFTA 이전’에 훨씬 더 잘 살았다. 결코, 체결됐으면 안 됐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NAFTA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당인 공화당 의원까지 포함해 다수의 의원들이 NAFTA 폐기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팻 투미, 벤 새스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탈퇴와 멕시코와의 양자협정 체결을 시도할 경우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994년 NAFTA 발효 이후 3국 사이 교역액은 연간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국의 중국 일본 독일 영국과의 교역액을 합친 것보다 많아 NAFTA를 폐기할 경우 북미 지역 경제 전반에 직격탄이 될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NAFTA 탈퇴로 배수진을 치고 자동차 관세를 무기 삼아 캐나다를 압박해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캐나다 협상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의 대변인 애덤 오스틴은 “당사자가 선의와 유연성을 가지면 윈-윈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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