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취소-폭풍칭찬… 상대 평정심 잃게하는 전략, 결과는 미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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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세기의 담판’… ‘거래의 기술’ 노하우 곳곳서 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담판을 하면서 ‘거래의 기술’ 등 자신이 쓴 책에서 강조했던 거래 원칙이나 협상 노하우를 얼마나 발휘했을까.

‘거래의 기술’에서 제시한 11가지 사업 원칙 중 첫 번째가 ‘크게 생각하라’다. ‘빅싱크’에서도 “무엇을 하더라도 크게 생각하라”는 것이 핵심 충고다. 그가 역대 정권에서 이루지 못한 큰 목표를 세우고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등 일단 ‘빅싱크’를 하고 있음은 보여주고 있다.

‘CEO 트럼프 성공을 품다’의 11장(章) ‘승리하는 협상’ 요령에서는 “기대 때문에 스스로를 구속하지 말라”며 유연한 협상을 하라고 충고한다. “가끔씩은 최선의 협상을 위해 기어를 바꾸기도 하고 카멜레온같이 되어 보라”고 한다. ‘거래의 기술’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라’고 했던 것을 보완했다. 회담을 돌연 취소했다 하루도 안 지나 다시 하겠다고 하거나, 회담 하루 이틀 전까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없는 회담은 안 된다’고 했다가 공동성명에서 빠진 게 유연한 협상의 기술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의 기술’에서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는 원칙은 부동산 거래에서 중개인, 자문회사, 비평가를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단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간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북-미 직거래’에 직접 나섰다.

저서 ‘어떻게 결정하는가’에서 제시한 ‘승자의 협상 원칙’ 첫 번째는 “상대방이 어느 정도 평정을 잃게 만들라”는 것이었다. 지난달 24일 돌연 회담을 취소한다며 서한을 보내고 언론에 공개하거나 회담 후 김 위원장이 매우 똑똑하다며 폭풍 칭찬을 한 게 이런 심리전의 일환인지,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그는 ‘트럼프, 강한 미국을 꿈꾸다’에서 “대통령도 국가를 위해 큰 거래가 성사되도록 만드는 유능한 협상가일 뿐”이라고 밝혀 대통령도 비즈니스 협상가가 계약을 하듯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회담 후 비핵화 비용을 한국과 일본에 돌리고 미국의 부담을 줄이려 한 작전이 반영됐다. 회담 후 1시간 5분간 기자회견을 하며 성과를 과시한 것은 사업 원칙의 ‘언론을 이용하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트럼프#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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