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의 초등학교 호요노모리 학원 강당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를 선정하기 위한
투표 결과가 공개되고 있다. 전국 20만5755개 학급이 참여한 가운데 사진에 보이는 올림픽 엠블럼의 격자무늬와 벚꽃 이미지를
형상화한 후보작이 마스코트로 선정됐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쿄 올림픽 마스코트는 10만9041개 학급이 표를 던진 ‘가’번입니다.”
28일 도쿄 시나가와(品川)구의 초등학교 호요노모리(豊葉の森) 학원 강당. 무대 위 세 후보작에 던져진 표수가 공개되자 전교생 560여 명 사이에서 환성이 터졌다. 2년 뒤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는 일본 초등학생들의 투표로 결정됐다. 지난해 8월 공모에 참여한 2042개의 디자인 중 전문가들이 최종 후보 3개를 압축했고 약 3개월간 전국 20만5755개 학급의 초등학생이 이 중 하나에 표를 던졌다.
당선작은 올림픽 엠블럼의 격자무늬와 벚꽃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 캐릭터 디자이너 다니구치 료(谷口亮) 씨가 응모했다. 이 작품에 투표했다는 6학년생 가와 미유(川美結) 양은 “미래 분위기이면서 전통도 강조하고 있어 일본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투표권은 학급당 1표씩이어서 학생들은 토론을 거치면서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법도 배웠다.
올림픽 마스코트를 초등학생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 나쓰노 다케시(夏野剛) 마스코트 심사위원은 “의사결정의 새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전문가들이 고르는 게 좋은 경우도 있으나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납득할 작품으로 고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리 요시로(森喜朗) 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해 “올림픽 마스코트의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 그 맨 앞에 여러분이 서 있다”고 치하했다.
6학년생인 이누이 나나미(乾奈奈美) 양은 “평생 추억이 될 것 같다. 투표를 거치며 올림픽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평창 올림픽에서 수호랑 인형이 대활약하는 걸 봤는데 우리 마스코트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스코트 이름은 올해 안에 전문가들이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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