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청소년들 착해졌다, 음주·흡연·성경험·싸움 모두 줄어…이유는?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12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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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웹페이지 캡처
이코노미스트 웹페이지 캡처
주요 선진국 청소년들의 행실이 과거에 비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발간한 최근호에서 세계보건기구(WHO)자료를 토대로 주요 선진국 청소년의 행실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독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조사 대상국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 싸움, 성경험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호주 청소년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연령은 1998년 14.4세였으나 최근 16.1세로 늦춰졌다. 또 두 번 이상 술을 마셔봤다고 답한 영국 15세 청소년의 비중은 2001년 50%대 후반이었으나 2014년에는 2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독일·캐나다·프랑스·네덜란드도 비슷했다.

담배와 대마초, 환각제 등 향정신성 물질에 일절 손대지 않는 청소년도 증가 추세다. 스웨덴에서 향정신성 물질을 경험한적 없는 15~16세 청소년 비율은 2003년 11%에서 2015년 31%로, 아이슬란드에선 23%에서 61%로 크게 증가했다.

성경험을 한 청소년 역시 줄었다. 1991년에는 미국의 14∼18세 청소년 중 54%가 “성경험이 있다”고 했으나 2015년에는 4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10대 출산율도 3분의 2로 줄었다.

폭력행위도 적어졌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청소년은 2007년 3000명에 달했으나 2016년 1000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점이 꼽힌다. 미국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데 쓰는 시간은 1965년 일평균 41분에서 2012년 88분으로 증가했다. 또 진학률이 높아져 학업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아르바이트 같은 돈벌이에 나서지 않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부정적인 측면이 증가한 것도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친구들과 대면이나 바깥 활동이 줄어든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15세 청소년 일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은 2012년 105분에서 2015년 146분으로 늘었다. 또 영국,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독일, 스웨덴에서 “학교에서 쉽게 친구를 사귄다”고 답한 15세 비율은 2003년에 비해 2015년 약 10% 씩 떨어졌다. 한국만이 조사대상국 중 유일하게 변화가 미미했다.

매체는 “요즘 10대들은 쾌락을 덜 즐긴다. 하지만 그들은 외롭고 고립돼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미국에서 한국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유한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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