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쿠르츠, 30대 돌풍 주역… 푸지데몬, 카탈루냐의 도피자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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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유럽 선정 ‘올해의 위너-루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이 올 한 해 유럽에서 뜬 위너(winner)와 진 루저(loser) 5명씩을 선정했다.

위너 5명에 30대 지도자가 3명이나 포함돼 ‘젊은 파워’를 실감케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첫 번째로 꼽혔는데 유럽 빅5 국가(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정상 중 유일한 위너였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유럽의 정치 엘리트들을 거칠게 휘몰아쳤다”고 평가했다. 만 39세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의회를 완벽히 장악했고 유럽연합(EU) 최일선에서 EU 개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31세의 유럽 최연소 리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도 위너로 꼽혔다. 폴리티코는 “모기지론, 결혼, 출산 등을 고민하는 다른 31세와 달리 쿠르츠 총리는 당을 이끌어 총선에서 이겼고 결국 연정 구성으로 스스로에게 총리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극우 진영의 지지세가 확산되면서 고심하는 다른 우파 정치인들에게 새로운 모델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보호주의’라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대척점에서 자유 통상의 수호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위너로 분류됐다. 그의 노력 덕분에 EU는 올해 일본과 자유무역협정을 타결 지었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다.

이번 달 총리에 오른 동유럽의 새로운 리더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신임 총리, 영국과 EU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는 38세의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도 위너에 꼽혔다.

반면 카탈루냐 독립을 추진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이를 막으려던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모두 루저의 제일 앞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푸지데몬 수반은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해 세계의 이목은 끌었지만 독립을 관철시키지 못해 패자가 됐다. 21일 카탈루냐 조기 총선에서 선전했지만 이미 자치수반의 자리를 잃은 데다 벨기에에 도피 중이어서 언제 귀국할지도 알 수 없는 처량한 신세다.

폴리티코는 “조기 총선의 승자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한 명의 패자는 확실하다”며 라호이 총리를 분명한 패자로 지목했다. 그는 독립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본인이 판을 깐 조기총선 도박에서 졌다. 과반 의석을 독립파에 넘겨주면서 독립 여론에 새로운 불을 붙여주는 꼴이 됐고 1당 자리도 라이벌 중도 우파 정당인 시우다다노스에 빼앗겼다.

‘자유세계의 수호신’, ‘유럽의 여왕’ 등으로 불렸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9월 총선에서 고전하면서 고꾸라졌다. 연정 구성에 실패해 어정쩡한 상태로 올해를 마감하게 됐다. 27일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유권자 절반이 메르켈 총리가 4년 임기를 채우기 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내년 초 사민당과의 대연정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조기 총선은 불가피해진다. 자칫 4선 연임의 꿈마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또 한 명의 여제로 불렸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상처투성이로 새해를 맞는다. 6월 조기총선 승부수에서 고전하며 ‘비싸기만 하고 신뢰하기 힘든’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의 도움 없이는 홀로 설 수 없는 신세가 됐다. 개성 강한 내각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엇박자를 내면서 메이의 리더십을 갉아먹고 있다.

마르틴 슐츠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는 올해 1월 메르켈 총리 지지율을 넘어서며 주목받았으나 이후 반등 없이 지지율이 하락하며 9월 총선에서 몰락해 루저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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