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등록서류 제출 하루만에 출마 봉쇄된 나발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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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선관위 “출마자격 없다” 결정… 나발니 “선거 보이콧 나설 것”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항마로 거론돼온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불허했다. 선관위는 25일 회의를 열고 나발니가 전날 제출한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검토한 결과 입후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발니가 서류를 낸 지 단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결정을 내린 건 그만큼 그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경계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관위는 나발니가 2013년 지방정부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지방정부 예산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올해 재심에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선관위원 13명 중 12명이 나발니의 출마를 불허했고 1명은 기권했다.

나발니는 결정 후 “러시아의 현실에 대한 진실을 말하려는 나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며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에 항소할 것이지만 역시 (푸틴이 좌우하는) 국가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나발니 측은 전국적인 선거 보이콧 운동으로 투표율을 최대한 낮춰 푸틴 대통령 당선의 정당성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나발니는 결정 직후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은 거짓말과 부패에 투표하는 것”이라며 “모든 이들에게 선거 보이콧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방 언론들이 나발니의 영향력을 실제 러시아인들의 평가보다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러시아#출마#중앙선거관리위원회#푸틴#알렉세이 나발니#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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