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된 ‘냉동배아’로 임신·출산 성공, 엄마와 아기가 한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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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0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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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소셜미디어
사진=CNN 소셜미디어
26세 여성이 25년 된 냉동 배아로 임신한 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해 놀라움을 안겼다.

20일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에서 살고 있는 티나 깁슨 씨(26)와 벤자민 깁슨 씨(33)는 지난달 25일 냉동 배아를 통해 딸 ‘엠마’를 얻었다. 놀랍게도 티나 씨가 지난 3월에 이식받은 배아는 1992년에 냉동된 배아였다.

티나 씨와 벤자민 씨는 7년 전에 결혼했지만, 지난해까지 아기를 낳지 못했다. 벤자민 씨가 희귀난치성 질환인 ‘낭성 섬유증(Cystic fibrosis)’을 앓고 있기 때문. ‘낭성 섬유증’을 앓으면, 천식성 기관지염 증상이 나타나며 정관과 정낭 등이 폐쇄·위축돼 수정이 어려워져 불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해당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티나 씨의 아버지는 집에 놀러온 딸 부부에게 ‘배아 입양’을 권했다. 배아 입양이란, 친부모가 아닌 여성·남성의 난자와 정자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한 뒤 일반 임신부처럼 약 10개월 후 아기를 출산하는 일을 의미한다.

당시 티나 씨는 “관심없다”고 말했지만, 아버지의 집을 떠난 뒤 ‘배아 입양’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후 티나 씨와 벤자민 씨는 배아 입양, 냉동 배아 등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테네시주 녹스빌에 있는 국립배아기증센터(NEDC)에서 냉동 배아를 이식받기로 했다. 티나 씨는 냉동 배아 이식을 위해 수차례의 검사를 받았으며, 올해 3월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티나 씨의 배아 이식을 맡았던 NEDC의 캐럴 서머펠트 배아관리실장은 같은 여성이 기증한 3개의 배아를 해동해 티나 씨의 자궁에 이식했으며, 이 중 하나만 살아남아 착상됐다고 전했다. 티나 씨는 1992년 10월 24일에 냉동된 배아를 이식받았다. 원래 냉동 배아의 착상률은 25~30%이며, 난임 부부가 임신에 성공한 뒤 나중을 위해 보관해두는 배아는 다른 부부를 위해 기증되기도 한다.

냉동 배아를 이식한 후 티나 씨는 평소처럼 열심히 살았다. 그동안 티나 씨는 아프거나 위급한 상황 없이 잘 지내다가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티나 씨가 낳은 아기는 역사상 가장 오래 보관된 냉동 배아로 태어났다는 기록을 얻었다. 이전 냉동 배아 출산 최장 기록은 20년이다.

한편 냉동 배아 이식 비용은 1만2500달러(한화 1352만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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