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피로 얼룩진 라마단 첫날… 테러 반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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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차량 폭탄테러… 군인 10명등 18명 사망… 6명 부상
정부군-반군 충돌로 36명 숨져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며 빈자의 고통을 공감하자는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이 시작되자마자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테러로 얼룩졌다. 지난해 라마단 첫날인 6월 7일에도 터키 이스탄불과 요르단 암만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라 벌어졌던 양상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도 라마단 기간에 잦은 테러를 감행해온 만큼 올해도 각지에서 피의 라마단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라마단 첫날인 27일 오전 8시 반경 아프가니스탄 동부 호스트 시 버스·택시 정류장에서 차량 폭탄테러로 군인 10명과 시민 8명 등 18명이 사망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부상자 6명 중 2명은 어린이이며, 최소 1명이 중태라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아프간 내무부가 밝혔다. 내무부는 “시신이 알아보기 힘들 만큼 훼손돼 사망자가 군인인지 시민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했다. 탈레반은 휴가를 마치고 인근 군기지로 복귀하기 위해 버스와 택시를 타려던 군인을 겨냥했다. 호스트 시 외곽에는 아프간군이 동참하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기지가 있다. 라마단 첫날이 공휴일이라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병사가 많았다. 이날 아프간 북서부 바드기스 주 카디스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무장 충돌로 정부군 6명과 반군 22명, 시민 8명 등 최소 36명이 사망했다.

아프간에선 정부군이 탈레반, IS와 동시에 싸우고 있어 라마단 기간 동안 테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통상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세력끼리 휴전하기 마련인데, 탈레반은 라마단 전날인 26일 “라마단 동안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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