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아키히토 일왕 2018년 12월 양위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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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내년 12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방안을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내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을 전후해 양위 절차를 마치고 2019년 1월 1일부터 현재의 헤이세이(平成)가 아닌 새 연호(왕의 즉위 해를 기준으로 한 연도)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1989년 1월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내년 12월이면 왕위에 오른 지 거의 30년이 된다. 지난해 8월 생전 퇴임 의사를 밝힐 때도 “2년 뒤면 재위 30년이 된다”고 말했다. 연령상으로도 내년 12월에 만 85세가 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이 시기 즈음을 양위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금까지는 일왕이 세상을 떠난 당일이나 다음 날 새 연호로 바뀌었다. 하지만 관공서 등에서 사용하는 연호가 갑자기 바뀌면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만은 새해부터 새 연호를 쓰기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1월 1일 즉위식과 연호 변경을 함께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왕실을 담당하는 궁내청에서 ‘새해에는 연례 궁중 행사가 있어 즉위식까지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즉위식을 당기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신문은 “5월 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퇴위 관련 특별법안에 퇴위 날짜 관련 규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에서는 △생일 날 퇴위하는 것이 향후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 △즉위와 연호 변경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퇴위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또 새 연호를 선정하기 위해 이미 전문가들로부터 여러 안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가 다음 달 제출할 특별법안에는 아키히토 일왕에 대해서만 중도 퇴위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다. 정부는 또 생전 퇴위한 일왕과 왕비의 호칭, 퇴임 후 거처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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