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모글리’…원숭이 무리와 함께 생활하던 어린 소녀 발견 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9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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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정글북’에서 늑대들 사이에서 자란 ‘모글리’처럼 원숭이들과 생활하던 어린 소녀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AP통신은 올해 1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바흐라이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원숭이 무리와 함께 돌아다니던 소녀가 발견돼 현재 이 지역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지 경찰과 의료 당국에 따르면 10살에서 12살로 추정되는 소녀는 발견 당시 알몸에 수척한 모습으로 동물같이 두 손과 두 발로 걸어 다녔다. 땅에 떨어진 음식을 먹을 때는 손을 사용하지 않고 입으로 주워 먹고 있었다. 현지 언론들은 소녀가 원숭이처럼 ‘끽끽’ 소리도 냈다고 전했다.

소녀는 마침 보호구역을 지나던 나무꾼들에 발견돼 경찰에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는 AP통신에 “소녀가 원숭이들 사이에서 매우 편안해 보였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사람들이 소녀를 구출하려고 다가가면 원숭이들은 소녀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을 쫓아버리고 공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녀가 자칫 동물의 먹잇감이 될 것을 우려한 경찰은 산림 감시원들과 협업해 원숭이들을 따돌리고 소녀를 잡아 경찰차에 태워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병원에서 보호받고 있는 소녀는 아직 말은 못 하지만 사람들의 말길을 알아듣는 듯한 표정을 보이고 미소도 짓기 시작했다. 인도 당국은 소녀의 부모를 수소문하면서 아동보호시설에 보내 돌볼 예정이다.

세계 언론들이 이 소녀를 ‘모글리 걸’이라 부르며 연일 보도하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소녀가 원숭이들 사이에서 자란 게 아니라 부모에게 버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구출을 맡은 한 경찰관은 소녀가 말을 못 하는 것은 장애 때문이지 원숭이들 사이에서 유년기를 보내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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