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후임 백악관 안보보좌관, 볼턴-켈로그 2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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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강경 볼턴 ‘수류탄 투척기’ 별명… “한반도 통일 돼야 북핵 문제 해결”
軍출신 켈로그, 중동문제 전문가… 트럼프 “내가 선호하는 인물 있어”
고사한 하워드 “줘도 안먹는 음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등 안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겨울 백악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해 H R 맥마스터 예비역 육군 중장, 로버트 캐슬런 미 육군사관학교장(육군 중장), 키스 켈로그 현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 등 4명의 후보를 면담한다. 한때 ‘0순위’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후보 검토 대상에서 빠졌다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트럼프는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더 끌기 위해 자신이 진행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와 같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는 18일 기자들에게 “이 자리를 맡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우선) 4명을 만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이 일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 있다. 지난 사나흘 동안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곧 알게 될 것”이라며 ‘티저 마케팅’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가 언급한 4명 중 볼턴 전 대사, 켈로그 대행이 2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볼턴 전 대사는 조각 과정에서 국무장관,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상징적 인물이다. 초강경 대책들을 쏟아내 별명이 ‘수류탄 투척기’로 불린다. 그는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만큼 결국 한반도에 통일 정부가 들어설 때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정권이 무너져야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이자 플린 사임으로 국가안보보좌관 대행을 맡고 있는 켈로그는 지난해 대선 때부터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다. 트럼프는 17일 트위터에서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키스 켈로그 장군은 현재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후보군 중 유일하게 실명을 거론하며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 샌타클래라대 학군단(ROTC) 출신으로서 제101 공수사단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켈로그는 제82 공수사단장 등을 거쳐 2003∼2004년 연합군의 이라크 임시행정처(CPA) 책임자를 지낸 중동 전문가로 통한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후임으로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 출신의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제독을 낙점했으나 그는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고사했다. CNN은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하워드가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 자리는 ‘줘도 안 먹는 쓰레기 같은 음식(suck sandwich)’”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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