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주민에 ‘제가 원수님 심려 끼쳐드렸다’ 자아비판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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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1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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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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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김정은 신년사의 ‘자책’ 대목을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자아비판’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면서 이례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바 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11일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신년사에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는 (김정은의) 대목이 있다”면서 “1월 한 달 주민들은 하루 종일 ‘신년사 학습’에 매달려야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제가 원수님(김정은)께 심려를 끼쳐드렸고, 잘못했다’는 식의 자아비판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식통은 또 “당, 행정 일꾼들로 구성된 ‘간부학습반’은 이번 신년사의 ‘자아비판’ 대목을 가지고 서로 치열한 사상투쟁을 벌리고 있다”면서 “‘홍수 피해도 원수님 방침을 잘 못 받아든 내 잘못’이라는 자기비판을 강요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반주민과 학생들도 ‘원수님의 심려는 우리들이 당의 뜻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자기비판을 하고 새 결의를 다지게 한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신년사 말만 들어도 소름 돋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소식통의 말을 전하면서 “일반적으로 북한 주민은 신년사가 나오면 소속된 단체에서 아침독보시간을 이용해 학습해야 한다”며 “신년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모든 주민이 학습해야 하는 분위기를 강요해 왔지만, 이번과 같이 ‘자아비판’을 시킨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올 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자신의 오류를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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