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갑부 환대한 트럼프, 언론엔 “쓰레기들” 막말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4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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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 새해맞이 파티 현장. 주최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한 남성을 무대로 불렀다. 2005년부터 인연을 맺은 두바이 부동산 갑부 후사인 사즈와니였다. 그는 "정말 대단한 가문이 오늘 파티에 참석했다"며 사즈와니를 반겼다.

미국 CNN은 2일 한 파티 참석자로부터 제보받은 10분짜리 트럼프 새해 인사 동영상을 보도하면서 특정 기업인을 치켜세운 것은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즈와니는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라 내년 두바이에 여는 골프장 '트럼프 인터내셔널 코스 두바이'의 개발을 맡아 트럼프와 사업적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 쿠퍼 CNN 앵커는 "당선인의 행동이 이해 충돌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트럼프는 당선 직후 가족 사업에서 손을 떼 공과 사를 구분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행동은 약속과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정치법 전문 변호사 켄 그로스도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을 사업관계 강화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입장권을 사고 들어온 사업 파트너들에겐 한없이 친절했지만 언론인들에겐 특유의 거친 막말을 쏟았다. 그는 "나는 내 멤버들에게만 신경 쓸 뿐, 저 손님들은 상관도 안 한다"고 말했다. 문 밖에서 서성이는 기자들을 가리킨 것이었다. 당선 직후 미국 방송사 사장단과 만남을 갖고 주요 일간지 기자단과 만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듯했으나, 언론과의 대립각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 인간들(기자)은 쓰레기들일 뿐"이라며 언론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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