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반군에 ‘명예 퇴각’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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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와 48시간내 철수 보장 합의”… 반군 동의땐 알레포 내전 마침표
러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 부인

 미국 주도 연합군이 알레포 동부에서 전멸 위기에 놓인 시리아 반군에 ‘명예로운 퇴각을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제안대로 반군이 알레포에서 안전하게 물러난다면 5년째 참화를 겪어온 알레포 내전은 종식된다.

 알레포에 주둔하는 반군 지도자 3명은 미군 주도 연합군으로부터 ‘안전한 퇴로를 보장해주기로 러시아와 합의했으니 이에 응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퇴각 시 유엔 감시 아래 반군의 가벼운 무장을 허락하고, 정부군과 러시아가 48시간 동안 반군이 원하는 장소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안전한 퇴각로를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반군은 아직 제안에 답하지 않았지만 일부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반군 주축인 무장단체 파테 알샴(옛 누스라 전선)은 인근 도시 이들리브로 가고, 나머지는 각자 흩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반군은 2012년부터 알레포 동부를 장악했지만 최근 3주간 점령지 98%를 잃고 사방이 포위된 상태에서 매일 폭격을 받고 있다. 만약 반군이 알레포에서 물러난다면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내전 이래 최대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반군의 퇴각로 확보 보장을 미국과 합의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진 않았다는 것이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반군 퇴각에 대해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이룬 게 없다.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의 퇴각 제안 수락을 뒤흔들 변수는 ‘이슬람국가(IS)’다. IS는 11일 정부군이 알레포 반군 격퇴 작전에 매진하는 틈을 타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를 9개월 만에 재탈환했다. 락까와 모술을 공략당하며 수세에 몰린 처지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다. 만약 IS가 계속 정부군을 흔들 수 있다면 반군은 작정하고 버티다가 정부군 전력이 분산되는 틈을 타 재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시리아#반군#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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