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한국의 평화적 시위-집회 지지”…외신 반응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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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대해 "미국은 평화적 시위와 집회 권리를 계속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정치적 시위와 관련한 보도를 봐서 내용을 알고 있다. 국민은 당연히 정부에 대한 우려를 (거리로) 나가서 말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박 대통령 퇴진 운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미 정부는 그동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도 한미동맹은 아무 영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최순실 사태로 탄핵 정국이 현실화되면서 한국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비 대변인은 미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얘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한국의 카운터파트와 매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관, CIA 등 관련 기관들을 통해 매일 관련 보고가 워싱턴에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이런 상황이 한국에 대한 우리의 방위 약속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모든 동맹들과의 약속을 확실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확고한 동맹이자 친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한국 대통령은 나라를 최우선으로 여겨야한다'는 사설에서 "박 대통령을 둘러싼 스캔들이 한국에 헤아리기 힘든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당장 검찰을 만나 최순실과의 관계를 모두 털어놓아야 한다. 아니면 즉각 사임해 한국이 몇 달, 몇 년간 마비와 정치적 다툼에 휘말리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촉구했다. FT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수용을 촉구하고 하야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한국의 위험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정권 교체기와 한국의 혼란상이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북한 김정은은 한국의 민주적 논쟁과 책임 공방에서 나오는 소음을 한국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오인할 수도 있다"며 추가도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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