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 북한에 자국산 경비행기 들어간 정황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11시 41분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달 말 북한 원산에서 열린 에어쇼에 자국산 경비행기가 등장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비행기가 북한으로 인도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RFA는 "뉴질랜드 외교통상부가 뉴질랜드의 대북 금수조치 위반 논란과 관련해 해당 경비행기를 제조한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뉴질랜드제 경비행기가 북한에 수출된 적은 없었다"며 "어떤 경로로 문제의 항공기가 북한에 인도됐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뉴질랜드가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유엔 제재 항목에 오른 경비행기가 북한에 수출된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

논란이 된 경비행기의 정확한 기종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10명이 탈 수 있는 소형 항공기로 활주거리가 짧아 특수부대 침투용으로 활용 가능해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물품의 수출을 금지한 유엔 결의 위반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퍼시픽 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지난해 12월 문제의 항공기를 한 중국 항공업체에 팔았고 이 업체가 북한과 여행관련 사업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산시성 시안의 관성실업유한공사로 알려진 이 업체는 2004년 설립됐으며 각종 항공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중국 기업을 통해 수입이 금지된 물품을 간접 구매하면서 대북제재를 우회해 회피해온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도 평양에서 원산을 오갈 때 미국산 '세스나 172 스카이호크'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기를 타고 다니지만 이들 비행기 역시 수입된 경위가 불확실하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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