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중은행 사원연수 도중 성과 낮은 직원 체벌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2일 20시 36분


“열정이 부족해서 실적이 낮았던 것 같습니다.”(은행원)

“그렇다면 맞아야지.”(강사)

지난주 열린 중국 한 은행의 사원연수에서 강사가 실적 낮은 은행원들을 체벌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약 1분 길이의 영상에는 직원 8명이 일렬로 서서 나무 막대기로 엉덩이를 맞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 창즈 시의 한 상업은행은 주말을 맞아 임직원 200여 명이 참여하는 연수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성과의 돌파구를 갖자’는 주제로 행사를 열고 상하이 컨설팅 업체 소속 강사 지앙양 씨를 초빙했다. 하루 강의료가 1만8000달러 수준으로 꽤 잘나가는 강사에 속한다.

이 강사는 직원 중에서 성과가 가장 낮은 은행원 8명을 무대위로 불러 세운 뒤 “왜 성과가 낮은 지 설명해보라”고 주문했다. 직원들은 ‘내가 협동을 잘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충분히 열정을 다 하지 못했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등의 답변을 했다. 지앙 강사는 “맞을 준비를 하라”고 소리를 지른 뒤 두꺼운 막대기로 엉덩이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는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차례대로 왕복하며 한 사람당 총 4대씩 엉덩이를 때렸고 일부 여직원들은 몸을 휘청이며 아픔을 호소하기도 했다.

강사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남직원들의 머리를 밀어버리고 여직원들의 머리카락도 잘라버리는 벌칙을 서슴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나머지 임직원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영상이 퍼지자 강사와 은행 고위직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유저들은 “이 사람이야말로 맞아야 할 사람이다” “때린다고 성과가 오르냐?”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비난이 거세지자 은행은 행사를 주관한 임원 두 명을 정직시켰다. 해당 강사는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선 체벌문화가 여전히 남아있으며 특히 지방에서 심한 편”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은 아주 극단적인 것이었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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