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 세워두고 사격훈련, 정신나간 경찰서장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1일 16시 24분


코멘트
사진=페이스북 영상 캡처
사진=페이스북 영상 캡처
경찰서장이 부하직원을 사격 훈련 목표물로 활용하는 장면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필리핀 일간 마닐라 블러틴은 필리핀 중부 네그로스옥시덴탈 주(州) 빅토리아스 시 경찰서장 프레더릭 미드가 부하직원 마빈 구스틸로를 목표물로 삼아 사격 훈련을 하는 장면을 최근 한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후 지금까지 6900회 이상 공유됐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페이스북에 공유된 영상을 소개하며 이 사건이 지난달 19일 오전 6시40분경 해당 도시의 한 사격 재교육장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목표물이 된 구스틸로 경관은 풍선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다리 사이에도 하나를 끼고 서 있다.

곧이어 미드 서장이 M16 소총으로 풍선을 향해 총탄 2발을 발사해 풍선 2개를 터트린다. 하지만 마지막 실탄이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고 빗나가면서 스틸로 경관은 오른쪽 무릎에 총상을 입는다. 총탄에 맞은 구스틸로 경관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다.

영상 공개로 논란이 일자 네그로스옥시덴탈 주 경찰 측은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빅토리아스 시 소속 경관들의 사격 능력을 향상하고 특수기동대(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 구성 준비를 위해 이틀간 특별 훈련을 진행했다”며 “영상 속 장면은 미드 서장이 훈련 중 자신감 있게 사격하는 모습을 시범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구스틸로 경관이 풍선 3개를 손에 들거나 다리 사이에 끼고 목표물로 선 것에 대해서는 “그가 자진해서 한 일이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경찰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쏟고 있다.

또 미드 서장은 이 사건으로 지난달 20일 보직 해임됐지만 총상을 입힌 것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소명이 받아들여져 이달 13일 서장 자리에 복직,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