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정책, 설리번에게 물어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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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40대 정책브레인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과 그의 최측근 참모로 꼽히는 제이크 설리번. 클린턴 선거캠프의 외교안보팀 총책을 맡고 있다. 사진 출처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과 그의 최측근 참모로 꼽히는 제이크 설리번. 클린턴 선거캠프의 외교안보팀 총책을 맡고 있다. 사진 출처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
“힐러리 생각을 알고 싶다면 그의 40대 예일대 후배를 잡아라.”

워싱턴 정가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관련해 이런 말이 나온다. 클린턴의 최측근 정책 참모인 제이크 설리번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40)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설리번을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면에서 클린턴과 닮은 게 많기 때문이다. 설리번은 명문 예일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클린턴의 직계 후배다. 거액 연봉이 보장된 워싱턴 K스트리트나 월가 대형 로펌을 놔두고 공공 부문에서 승부를 건 것도 클린턴과 닮았다. 설리번은 예일대 로스쿨 졸업 후 로펌 ‘페이그리 앤드 벤슨’에서 잠시 근무하다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의 보좌관으로 정가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클린턴과 인연을 맺었다. 클린턴도 로스쿨 졸업 후 아칸소 주 로펌 ‘로즈’의 파트너 변호사를 지냈지만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 조사단 조사위원을 맡는 등 일찌감치 정치에 관심을 뒀다.

설리번은 논리적인 클린턴 못지않게 토론을 즐긴다. 2000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엔 토론 서클에서 활동하며 세계토론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입담이 세다. 클린턴은 2009년 국무장관으로 취임하자 35세의 설리번을 정책기획국장으로 임명해 정책 조율 업무를 맡겼다. 설리번은 기자들을 상대로 한 백그라운드 브리핑에도 자주 나와 클린턴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다. 클린턴의 ‘수양딸’로 불리는 최측근 후마 애버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40)과 함께 그는 ‘수양아들’로 통한다.

당시 국무부에서 함께 일했던 한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은 어린 나이인데도 클린턴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떤 때 어떤 이슈를 제기해야 하는지 모든 답을 갖고 있는 듯했다”며 “클린턴 집권 때 핵심 정책은 설리번의 머리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이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경우 설리번은 국가안보회의(NSC)의 주요 보직을 맡으며 사실상 국가안보보좌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설리번은 최근 클린턴 캠프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4월 ‘미국 우선주의’로 명명한 외교안보 노선을 발표하자 그는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대선 후보답지 않은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설리번은 최근 트럼프와의 본선에 대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일 뉴욕의 클린턴 선거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트럼프의 사업가적 측면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대선#힐러리#설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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