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후보’ 게리 존슨, 美 대선 판도 흔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자유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 지지율 10%… 캐스팅보트 역할 관심

미국의 제3정당인 자유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공화당 출신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63·사진)가 올 11월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대세를 좌우할 제3당의 표) 역할을 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경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경우 여론조사에서 10%의 지지를 얻은 존슨 전 주지사가 대선 판을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

존슨 전 주지사는 29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2차 투표 55.8%의 득표율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는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

폭스뉴스가 14∼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존슨 전 주지사는 10%의 지지율을 얻었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각각 42%, 39%였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15∼19일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7%가 제3후보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슨 전 주지사가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린다면 트럼프와 힐러리가 초박빙의 승부를 겨루는 경합 주(州)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가 출신인 존슨 전 주지사는 1995∼2003년 공화당 소속 뉴멕시코 주지사를 지냈다. 2011년 당적을 자유당으로 바꾼 뒤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2012년 대선에서 127만5804표(득표율 0.99%)를 얻어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자유당은 1971년 정부 역할 최소화와 자유, 공정 경쟁 등 자유주의를 기치로 창당됐으나 양당제가 정착된 미국 정치 현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힐러리 모두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존슨 전 주지사의 파괴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진영은 존슨 전 주지사의 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존슨 전 주지사의 주요 대선 공약은 △감세 △관료주의 철폐 △마리화나 합법화 등으로 대부분 공화당의 정책과 겹친다. 부통령 후보 웰드 전 주지사도 공화당 출신이어서 보수층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 공화당 전략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메리 매털린은 언론에 “양당 체제는 몰락할 것이다. 제3당인 자유당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슨 전 주지사가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지정하는 5개 전국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를 끌어내면 9, 10월 대선후보 TV토론에 참가할 수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게리존슨#케스팅보트#자유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