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華西都市報]한식당 운영 이종직 사장 부부, ‘한드’속 요리 찾는 수요 맞춰 90가지 제공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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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Food/쓰촨성의 한국인
호텔학 박사 출신 5성호텔 근무후 中서 새 삶
청두의 유명 관광지인 두보초당. 한국인 이종직 강덕순 부부가 이 곳에 가게를 연지 10년째다. 매일 저녁이면 한국인과 현지인 손님들이 김밥과 불고기, 된장국 등 한국 전통 음식을 맛보러 찾아온다.
이 씨는 호텔경영학 박사로 한국의 5성급 호텔에서 20년간 근무했고, 대학에서 강의도 했다. 2004년 새 삶을 찾아 이 씨가 청두로 건너오자 이듬해 강 씨가 두 딸을 데리고 합류했다.
부부는 한식 개발에 매달렸다. “청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한국식의 담백한 맛을 살리면서도 현지인들이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요리를 연구했어요.”(부인 강 씨)
한국의 불고기집은 불고기만 팔고, 떡집은 떡만 판매한다. 그러나 청두에서는 손님들이 한 식당에서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각종 음식을 다 먹어보기를 원한다. 그래서 부부는 90여 종의 요리를 준비하는 토털서비스를 고안했다. 빈곤 학생 돕는 사회 봉사로 현지인 마음 얻어
이 씨 부부가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은 또 다른 비결은 빈곤 청소년을 지원하는 선행활동이다. 강 씨 부부는 5년 전부터 인근 광위안(廣元) 시의 한 중학교 빈곤학생들에게 한국 요리를 제공했다. 한 번은 아침 6시에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주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안개로 고속도로가 막혀 4시간 넘게 갇혀 있기도 했다. 강 씨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도시락을 본 아이들은 환호하며 무척 감사해했다.
강 씨의 ‘사랑의 도시락’ 덕분에 한국에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아이들도 한국 문화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강 씨는 기회가 닿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가기를 희망한다.
부부는 청두 생활에 대해 매우 여유롭고 생활의 리듬이 느리고 물가도 높지 않으며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이들은 여가 시간이면 황화시 공원에서 산책하고, 주말에는 청두의 꽃마을로 불리는 산성화샹(三聖花鄕)에서 차를 마신다. 부부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는 ‘청두 마작’. 여유가 있어야 즐길 수 있는 오락이다. 이 씨는 “가족이 모두 청두를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어 이곳에서 함께 늙어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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