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군경, 여성에 비닐봉지 씌운채 심문하는 동영상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7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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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캡쳐.
동영상 캡쳐.
멕시코 군인과 경찰이 범죄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심문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유튜브 등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군인 2명과 경찰관 1명이 손이 뒤로 묶인 여성 용의자를 무릎 꿇게 한 뒤 약 10초간 비닐봉지를 씌워 숨을 못 쉬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인들은 비닐봉지를 씌운 뒤 전기쇼크와 물고문을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또 군인 중 한명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이제 기억이 나지?”라고 다그쳤다. 여성 용의자는 가혹 행위를 당하면서 “마리아가 누구냐? 나는 모른다”라고 흐느끼며 답했다. 이 여성은 마약 카르텔인 ‘파밀리아 미초카나’의 구성원으로 드러났다.

동영상은 지난해 2월 마약 범죄가 빈번한 게레로 주 남부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군은 동영상에 나온 군인들을 올 1월 구금해 가혹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멕시코 국방장관은 16일 장병 2만6000 명을 상대로 한 TV연설에서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위대한 국가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마약 문제가 심각한 멕시코는 2006년 군이 나서 경찰과 함께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거래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권유린과 무리한 수사로 인한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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