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홀드런 “科技정책 지속하려면 분명한 성과 보여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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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과학보좌관’ 존 홀드런 내한

존 홀드런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과학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존 홀드런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과학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 다음 정부까지 유지되려면 정책의 성과를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인식할 수 있게 말이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과학보좌관’인 존 홀드런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 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72)은 30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현재 과학기술 정책의 혜택을 이해하고 지지할 때 과학기술 정책에 영속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31일 열리는 ‘제9차 한미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미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2009년 시작된 오바마 행정부는 지구온난화와 우주 탐사, 보건의료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 혁신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타결됐다. 올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은 지난해보다 7.1%나 늘어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기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홀드런 실장은 “미국 정부가 과학기술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과학기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이 컸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만큼 한국의 미래에 과학기술 혁신이 중요함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양국은 과학기술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대통령을 뒀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알파고’로 대두된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해서는 ‘양날의 검’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AI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지만 사람의 뇌를 완벽히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AI의 진보가 안겨줄 혜택을 최대화하면서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한미 간의 과학기술 협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1월 발효된 개정 한미 원자력협정을 통해 핵 개발 우려로 규제가 많았던 국내 원자력 개발에 자율성을 높였다. 지난달 29일에는 한미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해 우주 개발 파트너가 됐다.

홀드런 실장은 “양국이 선진화된 원자력 기술을 함께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한국의 원자력 기술 개발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우주 협력 역시 양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9년부터 미국 내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홀드런 실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지구행성학과 에너지자원 분야를 가르치며 기후변화 대책 마련과 핵 확산 방지를 주창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오바마 과학보좌관#존 홀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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