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인터뷰하려다 체포당한 호주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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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스캔들 취재 위해 입국, 경찰 “총리에 공격적 접근”… 出禁

말레이시아 총리를 인터뷰하려던 호주 기자 두 명이 경찰에 체포돼 출국이 금지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잇단 부패 스캔들로 거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총리가 본인의 부패 의혹을 취재하러 온 기자를 공권력으로 제압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13일 보르네오 섬의 이슬람사원을 방문한 나집 총리에게 호주 ABC방송의 탐사 프로그램 ‘포 코너스’의 린턴 베서 기자와 루이 에로글루 카메라맨이 다가가 노상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들은 총리에게 부패와 관련된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폴리스라인을 넘는 순간 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6시간 동안 심문한 뒤 이들을 풀어 줬지만 출국을 금지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총리에게 공격적으로(aggressively) 다가갔기 때문에 체포했으며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피지를 방문 중인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말레이시아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사안을 면밀히 분석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기자를 체포하는 강수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연이어 터지는 부패 스캔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골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데 따른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취재원 공개를 거부하는 언론인을 중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시도해 지난달 국경 없는 기자회가 비난 성명을 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말레이시아#총리인터뷰#호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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