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고가 시계 차고 “브랜드 키우자”…中 정협 위원, 호화 사치 구설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2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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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의 한 위원이 공식 회의 석상에서 7000만 원이 넘는 고가 외제 시계를 내보이며 “우리도 이런 브랜드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브랜드를 키우자”는 발언 취지와는 달리 ‘사치하는 정협 위원’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10일 홍콩 밍(明)보 보도에 따르면 전국정협 위원인 신화롄(新華聯)집단 푸쥔(傅軍·사진) 회장은 전날 회의에 외제 시계를 차고 나와 “내가 찬 시계는 38만 위안(약 7220만 원)짜리다. 중국인이 30만 위안 이상의 외제 시계를 차는 것은 바보짓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가 사는 것은 시계가 아니라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에 가치 있는 브랜드가 몇 개나 있느냐. 100개, 10개, 심지어 하나도 없다는 말도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밍보는 푸 회장이 불과 1만 위안(약 190만 원)으로 시작해 부동산 광업 화공 주류 등의 업종을 거느린 그룹을 이끌고 있는 자수성가형 기업가라고 소개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정협 위원이 고가 시계를 찬 사실을 문제 삼았다. 누리꾼들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협을 함께 부르는 말)가 특권층이 모여 같이 졸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비꼬았다. 한 누리꾼은 “푸 회장의 시계를 보면 일반 백성은 (돈이 없어) 정협 위원이 되기 어렵고, 정협은 부호(富豪)들 모임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밍보는 정협 위원의 ‘호화 사치 구설수’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라며 “2012년 헝다(恒大)집단 쉬자인(許家印) 주석은 에르메스 고급 혁대와 사치스러운 삼성 휴대전화를 들고 나왔다가 이듬해에는 ‘보통 브랜드’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밍보는 2016년 중국 부자 리스트인 ‘후룬(胡潤)리스트’의 568명 부호 중 전국인대 대표는 57명, 전국정협 위원은 50명이라며 이들의 총재산은 3500억 달러로 1인당 평균 33억 달러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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