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하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원유 수출 4개 국가가 산유량을 지난달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 7월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생산량 합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 누아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 석유 담당 장관 회동을 갖고 기자들에게 산유량 동결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무함마드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산유량을 1월 11일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울로히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이번 합의안을 이란, 이라크 석유 담당 장관과 논의하기 위해 17일 테헤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노 장관은 “내일 카타르 석유장관과 함께 이란과 이라크 장관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유가 하락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일부 OPEC 회원국은 원유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기 때문에 산유량 동결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에너지장관은 “4개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는 ‘다른 원유 생산국들이 합의에 동참할 때 유효하다’는 조건이 붙는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내전 비용으로 국가 재정이 바닥난 이라크와 지난달 경제 제재 해제로 석유 수출량을 늘리기 시작한 이란이 주요 산유국의 합의에 동참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란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풀린 뒤 앞으로 원유 하루 생산량을 100만 배럴이나 늘릴 계획이라고 밝혀 왔다. 지난달 세계 원유 하루 공급량은 9564만 배럴로 수요량보다 하루 약 260만 배럴이 많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6일 이란 샤나통신에 “지금 중요한 문제는 첫째는 공급 과잉이고, 둘째는 이란이 타당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산유량 동결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4개 산유국 합의 소식은 국제 유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단발에 그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2.15달러 오른 35.55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33달러대로 다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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