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섬 ‘상륙’한 마잉주… 中 환영 논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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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 지역… 대만총통으로 8년만에 전격 방문
中 “중화민족 이익 지키는 것” 지지… 美 “긴장 높이는 행위 말라” 경고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28일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의 타이핑다오(太平島)를 전격 방문했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조성으로 촉발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새해 들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실망감을 보였고 필리핀도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 섬의 영유권은 중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 총통은 이날 오전 6시 타이베이(臺北) 시 쑹산(松山) 공항에서 남부 핑둥(屛東) 공군기지로 간 뒤 C-130 수송기로 갈아타고 4시간가량을 날아 타이핑다오에 도착했다. 대만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은 2008년 민진당 소속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에 이어 8년 만이다.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1600km가량 떨어진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면적이 0.49km²에 이른다. 스프래틀리 군도의 자연섬으로는 가장 크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해 매립 공사로 융수자오(永暑礁)를 확장하면서 면적 기준으로 두 번째로 밀려났다.

마 총통은 섬에 도착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의 방문 목적이 남중국해 평화 제의의 실천 로드맵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타이핑다오의 평화적 용도를 설명하며 타이핑다오의 법률적 지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설날을 앞두고 타이핑다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해안경비대 병력과 과학자, 의료진 등 200여 명을 위문하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5월 퇴임을 앞둔 마 총통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타이핑다오를 방문하자 주변국들은 우려하고 있다. 대만 내에서 미국대표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이날 “우리는 관련 당사국들이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 대만 주무 기관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에 주권을 가지고 있다”며 “중화민족의 전체 이익을 지키는 것은 양안(兩岸·대륙과 대만) 동포의 공통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남중국해#중국#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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