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체 게바라의 마을’, 개방 물결타고 서핑 천국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2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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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섬나라 쿠바의 한 바닷가 마을 ‘타라라(Tarara)’가 ‘서핑의 천국’으로 거듭 나고 있다. 수도 아바나 시에서 동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 조용한 해안 마을은 피델 카스트로 형제와 쿠바 혁명을 이룬 체 게바라(Che Guevara)가 지병인 천식을 완전히 치료한 장소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 ‘어떻게 체 게바라의 마을이 서핑의 천국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쿠바의 새로운 외국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마을을 조명했다. 전 세계에서 카이트 서핑(연에 매달려 파도타기를 즐기는 레포츠), 웨이크보드 등 수상 레포츠와 요가, 사이클 등 육상 스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바람이 선선하고 파도가 잔잔해 육·해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고 고급 클럽과 레스토랑이 많은 아바나 도심에서 불과 23km옆에 점도 매력이다.

2014년 12월 미국과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쿠바 정부는 관광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직 외국인이 사업권을 얻으려면 절차가 복잡하지만 쿠바 현지인을 고용하면 사업 허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탈리아 출신인 한 관광사업가는 “낮에는 타라라 해안에서 서핑을, 밤에는 하바나 도심에서 클럽을 즐길 수 있다”며 “휴양지로서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맑은 바닷물, 청량감 느껴지는 깨끗한 공기, 따뜻한 기후가 타라라의 강점이다. 체 게바라는 신혼 시절 이곳에서 두 달을 지내며 폐병을 말끔히 치료했다. 그의 부인도 이곳에서 남편과 보낸 짧은 시간이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고 자서전에 적었다.

혁명 전인 1940~1950년대 타라라는 아바나 부자들과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 엘리트 군인들을 위한 휴양지로 사용됐다. 하지만 1959년 혁명에 성공한 피델 카스트로 형제는 이 땅을 차지했던 부자와 군인들을 쫓아냈다. 이후 1990년부터 이 땅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피해자들이 찾는 치유의 땅으로 유명해졌다. ‘체 게바라의 치유 기적’을 바라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지에서 원폭 피해자들이 찾아와 몸과 마음을 달래고 돌아갔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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