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파리 기후협정 협상서도 ‘구원투수’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15시 22분


코멘트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등 올해 굵직한 국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막후 중재자 역할을 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79)이 파리 기후협정 협상에서도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고 BBC 등이 13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마지막 날인 12일 미국 터키 니카라과 등 일부 참가국들의 제동으로 협상이 진통을 겪자 교황이 직접 나서서 반대를 누그러뜨렸다.
막판 협상이 어려워진 것은 미국이 최종 합의문의 한 단어를 문제 삼아 수정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선진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주도해야 한다’는 문구에 들어가는 영어 ‘shall’이 법적 강제성을 띄는 것으로 해석돼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좀 더 완곡한 표현인 ‘should’로 바꿀 것을 주장했다.

미국의 이 요구로 최종 타결이 수 시간 늦춰지자 다른 참가국들도 잇따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문을 고치려고 시도했다. 터키는 합의문의 요구 사항이 지나치게 많다고 불평했고 니카라과도 합의문의 일부 내용과 향후 후속 조치가 상응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때 교황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70)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정을 꼭 타결해야 한다”고 간청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후 니카라과는 반대를 철회했고 세계 195개국이 참여하는 첫 지구적 기후협약인 파리 협정이 무사히 타결됐다. 니카라과의 반대 철회가 100% 교황의 전화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의 중재가 큰 기여를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BBC는 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이 된 후 줄곧 기후문제를 주요 관심사로 삼고 지구촌이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을 촉구해왔다. 그는 올해 9월 미국을 첫 방문 했을 때는 물론 이번 파리 기후총회 개막 직전에도 “기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정민기자 de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