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최종 목표는 백악관”… 美, 추수감사절 ‘D데이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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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의 세계대전]
IS 협박영상에 美 ‘9·11트라우마’ 확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테러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방 세계와 IS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다음 주는 미국에서 1년 중 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추수감사절(26일) 연휴가 있어 IS가 이 틈을 노려 테러 목표지에 잠입하기 용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백악관을 날려버리겠다”

테러 위협 19일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IS 대원이 “미국 백악관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MEMRI TV 캡처
테러 위협 19일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IS 대원이 “미국 백악관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MEMRI TV 캡처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가 입수해 영어로 자막을 달아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로마 이전에 파리(Paris Before Rome)’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면 파리 테러는 시작에 불과하며 IS의 최종 목표는 백악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IS 대원은 허리 양쪽에 권총을 차고 “알라가 뜻하는 대로 우리의 공격은 백악관에서 끝을 맺을 것”이라며 “우리는 백악관을 새까맣게 태워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MEMRI는 이 동영상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쪽에 있는 IS 점령지역 디지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과 워싱턴 시 당국은 주요 시설에 대한 경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19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백악관 인근 도로엔 경찰들이 수시로 검문검색에 나섰다. 미 의회 건물과 공항, 기차역 등에서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경찰특공대가 수시로 순찰을 돌았다.

정보기관들의 테러 용의자 분석도 강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리 테러범 중 최소 4명은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가 관리하는 테러리스트 데이터베이스 ‘TIDE’에 이미 포함돼 있었던 인물들이며 이 중 한 명은 항공기 탑승이 제한된 ‘비행금지(no-fly)’ 대상”이라고 전했다.

○ 시리아 난민 방지법 통과

미 정치권은 시리아 등에서의 난민 유입을 사실상 막는 특별법 ‘외적에 대항하는 미국인 안전법’을 이날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주도해 찬성 289표, 반대 137표로 통과됐는데 찬성표 중에는 민주당도 47표나 있어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파리 테러 이후 확산되는 미국인의 불안심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법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시리아 이라크 출신의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난민 희망자들은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DHS), 국가정보국(DNI) 등 미 정보당국의 ‘신원 보증’을 받아야만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이 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에 1만여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의회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이 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질 수 있어 법안이 실제로 발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사회 전반의 반(反)이슬람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16일 텍사스에서 이슬람 경전인 꾸란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7일 버지니아 주 프레더릭스버그에선 이슬람사원(모스크) 증축 문제를 놓고 일부 주민이 “모든 무슬림은 테러리스트 아니냐.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양측이 충돌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is#백악관#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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