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 뒤엔… 증오 부추기는 SNS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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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공격 노골적으로 선동
SNS 본 10대들 흉기들고 거리로… 10월에만 양측서 최소 36명 숨져

팔레스타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칼로 들어올린 삽화. 트위터 캡처
팔레스타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칼로 들어올린 삽화.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핏빛 보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유혈충돌은 팔레스타인이 ‘분노의 날’로 정한 13일 양측에서 최소 5명이 숨지며 정점을 찍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증오를 부추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극받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부엌칼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제3의 인티파다(집단 무장봉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13일 이스라엘에서는 6건이 넘는 유혈충돌이 발생했다. 수도 예루살렘 시내를 달리던 버스 안에서는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이 승객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흉기를 휘둘렀다. 그 결과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같은 시간 경제 수도인 텔아비브에서도 팔레스타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 1명이 크게 다쳤다.

앞서 12일에는 예루살렘 북부 피스가트제브에서 13세, 15세 팔레스타인 소년 두 명이 이스라엘 소년(13세)을 흉기로 찔렀다. 이보다 한 시간 전에는 16세 팔레스타인 소녀가 국경을 지키던 이스라엘 경찰을 흉기로 찔렀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달 말 분쟁지역인 예루살렘 템플마운트의 알아크사 모스크를 둘러싸고 격화됐다. 이달에만 최소 2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측의 총격 등으로 숨졌고, 이스라엘인 8명도 팔레스타인인의 흉기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각종 SNS 게시물은 양측 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SNS에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을 든 이스라엘 군인들에 둘러싸인 사진,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부 하마스는 특히 ‘오늘 유대인을 무찌르자’라는 구호를 퍼뜨리며 인티파다를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게시물에 등장한) 소년과 여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은 쏙 빠진 선동물”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3일 이후 공격에 나선 팔레스타인인 23명 중 14명이 10대다. NYT는 이스라엘 전문가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테러 관련 SNS를 추적하고 구글에 관련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SNS에 자극 받은 10대들의 무차별 테러에는 묘책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스라엘#팔레스타인#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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