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중 8명은 남자”…축구계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14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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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텔레그래프
출처 텔레그래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8명이 남자다.”

이란에서 이런 주장이 나와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3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무자타파 샤리피 이란 축구협회 징계위원장은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여자 축구대표팀에 성전환을 마치지 않은 생물학적 남성이 8명이나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다. 샤리피 위원장은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왔다”며 “비윤리적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축구협회는 “팀원 전체에 대한 성별검사를 실시해 남자 선수를 가려내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남성으로 의심되는 선수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여자축구 선수들은 경기를 뛸 때도 머리에 히잡을 두르고 긴 바지와 긴 소매 티셔츠를 입는다. 성별검사는 무작위로 이뤄진다. 텔레그래프는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를 가리는 복장 때문에 성별 식별이 힘들다.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성별검사도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텔레그래프
출처 텔레그래프

이란에서 여자축구 선수에 대한 성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성별검사에서 대표팀 선수 4명이 성전환 수술을 마치지 않았거나 성적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남성으로 판명돼 계약 해지를 당했다. 2010년에도 해당팀 골키퍼에 대한 성별 논란이 일었다.

이란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혼전 성관계, 간통, 동성애 등을 엄격히 통제하지만 1979년부터 성전환은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완벽히 성별을 바꾸려면 성전환 수술과 호르몬 치료 요법 등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해당 선수들은 치료를 받던 중이거나 아예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란에서 여자축구는 인기 종목 중 하나로, 지난해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59위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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