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IT 기업 간 인재영입 전쟁…최대 피해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0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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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술(IT)과 스타트업(창업) 요람인 서부 실리콘밸리의 기업 간 인재 영입 경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그 양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유는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핀터레스트(Pinterest), 팰러티어(Palantir) 같은 이른바 ‘유니콘(unicorn) 기업’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유니콘 기업’이란 표현은 기업공개(IPO) 이전에 이미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가 넘어선 IT 신생기업을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에 빗댄 것.

NYT는 “스타트업 조사 기관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이 최근 124개를 넘어섰다. 우버 에이비앤비 같은 ‘유니콘’이 실리콘밸리의 거인 기업인 구글 등에서 필요한 인재를 빼오기 위해 일종의 ‘침투 작전’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는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도서비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구글 맵’ 전문 인력을 집중 공략해 이미 10여 명을 빼갔다. 숙박 공유서비스 기업인 에이비앤비도 구글 인력을 100명 이상 데려갔다. NYT는 “이 두 유니콘은 심지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글 식당의 요리사까지도 각 1명씩 영입해 갔다”고 전했다. 유니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인 셈이다. 실제로 에어비앤비 직원은 지난해 1000명 수준에서 올해 2000명으로, 우버도 같은 기간 1300명(우버 차량 운전사 제외)에서 3500명으로 증가했다.

유니콘들의 이런 파상공세에 구글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NYT는 “구글 공동창업주이자 지주회사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인 레리 페이지가 (외부에서 영입 제의를 받은) 임원들을 직접 만나 (잔류할 것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구글은 최고 인재급 임직원에게 ‘더욱 파격적인 대우(연봉 등)’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 유니콘 기업들은 채용 속도에서도 구글을 압도하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 기술자는 (한 유니콘의) 채용 담당자에게 목요일에 ‘관심 있다’는 e메일을 보냈는데, 이틀 뒤인 토요일에 면접을 보고, 다시 이틀 뒤인 월요일에 ‘정식 입사 제의’를 받았다. 보통 몇 개월씩 걸리는 채용 과정이 5일 만에 마무리된 셈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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