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업구조 재편… 지주회사 체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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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말까지 지주사 ‘알파벳’ 설립… 사업분야별 7개 자회사 만들어
구글은 검색 등 인터넷사업 집중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알파벳’이란 이름의 지주회사 체계로 전격 개편한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존 회사로서의 구글 주식은 모두 일대일로 알파벳의 주식으로 전환되며 구글은 알파벳 지분 100%의 자회사가 된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존 ‘구글’ 기업명도 ‘알파벳’으로 바뀐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지주회사 설립과 지배구조 개편이다. 올 연말까지 설립될 모회사 알파벳 산하에 7개 자회사가 만들어지는 형태이다. 구글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7개 사업을 각각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도 알파벳 자회사로 편입되어 검색과 광고, 모바일 운용 체제와 같은 종전의 핵심 사업에 주력한다. 기존에 추진해온 헬스케어 관련 사업은 ‘칼리코’란 자회사가, 무인자동차 개발은 ‘구글X’가, 고속 인터넷 사업은 ‘피버’가 각각 맡게 된다. 벤처캐피털 사업을 담당하는 ‘구글 벤처스’, 장기 기술 투자를 담당하는 ‘구글 캐피털’, 스마트 홈 사업 담당인 ‘네스트’도 자회사로 생긴다.

페이지 CEO는 “‘알파벳’은 언어와 인류 최고의 혁신을 상징하고, 구글의 검색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모회사 이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을 지향하며 1998년 설립된 구글은 그동안 무인자동차, 드론, 무선 인터넷, 우주사업, 헬스케어, 벤처 투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핵심 사업인 검색과 인터넷, 모바일 광고와는 거리가 먼 사업에 구글이 문어발식으로 투자하면서부터 기업 경영 내용이 불투명해졌다고 불만을 터뜨려 왔다.

알파벳이 내년 1월 첫 실적을 발표하게 되면 투자와 연구 등 사업 분야별로 자세한 실적이 공개돼 투명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이를 반영하듯 페이지 CEO의 성명이 발표된 직후 구글의 주가는 7% 급등했다.

10일에는 최고 경영진 인사도 포함됐다.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페이지 CEO가 맡게 되며 세르게이 브린 구글 사장은 알파벳 사장이 된다. 에릭 슈밋 현 구글 회장은 알파벳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페이지 CEO의 뒤를 잇는 구글 최고경영자엔 인도인 순다르 피차이 선임 부사장(43)이 선임됐다.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에서 태어나 인도 명문대인 인도공과대(IIT)에서 공부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과 재료공학을 연구했다. 2004년 구글에 합류해 독자적인 검색 브라우저 ‘크롬’ 개발을 주도했으며 2013년까지 지메일, 안드로이드 사업 부문까지 맡았다. 미 언론은 부드러운 목소리에 조용한 성격을 지닌 그가 업계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 페이지 CEO의 심복이자 오른손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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