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올해의 신조어 1위 후보로, ‘메르켈하다’ =우유부단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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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신중한 결정 비꼬아… ‘언론에 재갈’ 논란 검찰총장 해임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성에서 따온 ‘메르켈하다(Merkeln)’가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켈하다’는 어떤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우유부단하다는 뜻이다. 그리스 사태나 원전 폐기 등 각종 현안에서 메르켈 총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을 빗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켈하다’ 동사는 독일의 유명 사전출판사 랑겐샤이트가 매년 주최하는 ‘올해의 청년 신조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어는 인기 신조어 상위 30개 후보를 뽑는 온라인 1차 투표에서 3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온라인 투표는 10월까지 진행된다.

‘메르켈하다’ 외에도 ‘어스폰(Earthporn·지구포르노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의미)’, ‘시픈(Shippen·교제 중이라는 의미)’, ‘스몸비(Smombie·스마트폰 좀비로 스마트폰 중독자라는 의미)’가 상위권에 올랐다. 앞서 2010년에도 조심스럽지만 때로는 둔하고 느린 태도를 뜻하는 ‘메르켈스러운(Merkelsch)’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이름이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징조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선거에서 4선을 내다보는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 또한 최근 수백만 명이 시청하는 유튜브의 인기 채널에 출연해 동성결혼, 민족주의 등을 주제로 30분간 인터뷰를 하는 등 젊은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편 독일 정보기관의 온라인 감시 활동을 폭로한 기자들을 국가반역죄 혐의로 수사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검찰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4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하랄트 랑게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BBC는 “독일 사회는 나치 전체주의 시절의 고통스러운 경험 때문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독일#신조어#메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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