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엔저 더 진행되진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17시 34분


코멘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円低)가 더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는 깜짝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10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급등하고 달러화 약세의 영향을 받아 원화가치도 상승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일본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 답변에서 “실질실효환율을 놓고 볼 때 상당히 ‘엔저’가 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기서부터 더 엔저로 기우는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대응하는 범위에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전에는 달러 당 124엔대를 나타냈지만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한때 122.47엔까지 하락(엔화가치는 상승)했다. 또 엔화의 상승은 달러가치 약세로 연결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내린(원화가치는 상승) 달러 당 1108.2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100엔 당 903.10원으로 전날(900.16원)보다 3원 가량 상승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양적완화(QE)로 대표되는 일본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엔화약세 추세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비록 수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엔화약세는 일본에도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미국이 강달러로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해온 만큼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한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