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비밀 요원 조직 ‘여우 사냥팀’ 소개…수행작전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9일 17시 12분


코멘트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반부패 사정 활동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는 해외로 도피한 공무원 등을 추적해 검거하는 ‘여우 사냥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통상 비밀리에 이뤄진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여우 사냥팀’을 이례적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해 아프리카 에볼라 감염 국가에도 팀원을 파견해 도피 혐의자 검거에 나서기도 했다.

‘여우 사냥팀’을 이끌고 있는 공안부 경제범죄 정찰조사국 류둥(劉冬) 부국장은 최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볼라 감염국 나이지리아에 팀을 파견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해 8월 한 부패 혐의자가 나이지리아로 들어간 것이 포착됐다. 그런데 그곳은 에볼라 발생 지역으로 위험 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머뭇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혐의자 검거가 시급한 상황에서 에볼라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릴 수 만은 없었다.

류 부국장은 베이징TV와의 인터뷰에서 “결국은 들어가기로 결정했는데 한 팀원이 나이지리아 도착 직후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다른 팀원들도 에볼라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패닉 상태가 됐다. 다행히 그는 에볼라가 아닌 말라리아 감염에 따른 것으로 밝혀져 그만 빼고 다른 팀원들은 작전을 계속했다. 발열 증상이 난 팀원은 이틀간 물을 40명이나 마셨다고 한다.

여우 사냥팀의 활약 등으로 중국 당국은 지난해 6개월만에 680명의 해외 도피 반부패 사범을 검거해 소환했다.

류 부국장은 “팀의 사냥꾼은 20명으로 평균 연령은 30살, 20대 초반도 몇 명 포함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출장이 잦고 장기간이어서 사냥꾼은 젊은 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처음 출범한 이후 벌써 몇 명이 교체된 것도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팀원 선발의 기본적인 세가지 기준은 조사 경험, 법률 지식 그리고 외국어 실력이라고 류 부국장은 말했다.

여기에 ‘교활한 여우’에 대응하기 위한 높은 지능, 여러 지역과 국가 법 집행기관의 요원들과 원만하게 협력하는데 필요한 정서적 대응능력 그리고 위급 상황과 위험에도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적 저항력 등도 필요한 요소로 꼽혔다. 팀원들 대부분은 대학 졸업자로 경제 법 조사 등을 전공했으며 외국어와 기업 경영 전공자도 몇 명 있다고 한다.

류 부국장은 “조사팀은 해외에서 아무런 법적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현지의 법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현지 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시드니 모닝 모럴드는 최근 중국 경찰이 몰래 들어와 사기 혐의자를 송환하려하다 호주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