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21세기는 미국의 세기 아니다”…‘AIIB 콧대’ 높아진 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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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모두 50개국이 창립회원국 신청을 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AIIB 창설을 둘러싼 미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이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언론은 즉각 “21세기는 미국의 세기가 아니다”(환추시보), “파워 패러다임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변하고 있음을 상징한다”(신화통신)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추시보는 2일 사설에서 “중국의 경제 총량이 미국에 가까워지고, 미국은 AIIB에 대해 동맹국들의 태도도 결정하지 못하는데 21세기를 여전히 미국의 세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 제목은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도 아니지만 미국의 세기도 아니다’라고 붙였다. 사실상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설은 미국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미국이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추월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 군사력 등은 강대해 미국의 세기가 앞으로 수십 년 계속될 것”이라고 한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환추시보는 앞서 1일 사설에서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사설은 “중국은 고대에 자국을 천하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주변 세계를 오랑캐로 여겼다. 동아시아에서는 주변 모든 국가가 중국에 조공을 오는 체계(万邦來朝)가 갖춰져 중국 성세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AIIB가 정식 출범하기도 전에 터져 나온 관영 언론들의 자화자찬(自畵自讚)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앞으로 다양한 회원국들을 상대로 설득력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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