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캘리포니아, 167년 만에 강제 절수 행정명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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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 직면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물 사용을 25% 줄이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캘리포니아 주가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린 것은 167년 역사상 처음이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1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소도시 필립스의 적설량 관측소를 찾아 “겨울 가뭄이 4년째 이어지면서 물 부족이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집 앞의 잔디밭에 매일 물을 줬던 시절은 지났다. 역사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행정명령 발동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산하 지방자치단체들은 물 사용량을 25% 이상 줄여야 한다. 주 정부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물을 공급하는 400개의 통제소별로 물 사용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일일이 감시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90%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은 앞으로 9개월 간 1조850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캠퍼스, 골프장, 묘지 관리업체 등은 일반 가정보다 물 사용량을 더 크게 줄여야 한다.

물 낭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잔디밭 중 465만㎡는 가뭄에 잘 견디는 내건성 잔디로 교체된다. 도로에 설치된 화단에 물을 주는 행위도 금지되며 화장실 변기와 수도꼭지 관련 규제 기준도 상향 조정된다. 각 가정이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물 절약형으로 교체할 경우 교체비용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해 초 가뭄 비상을 선언하며 자발적 절수를 요청했지만 물 사용량 감축 목표치 20%를 달성하지 못했다. 행정명령 발동에 따라 이번에는 감축 목표치 25%를 맞추지 못한 지역별 수도 사업자에 대해 주정부가 벌금을 매길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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