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EU상의 “中서 외국기업 황금시대 끝나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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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대우에 사업환경 나빠져 노키아 등 글로벌기업 잇단 철수

중국에서 외국 기업들의 ‘황금시대’가 저물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여기며 공장이나 지사 철수를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주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의 중국 공장 2곳 철수는 중국이 글로벌 기업들에 매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라며 “중국에서 기업들의 ‘황금시대’가 끝나간다”고 분석했다고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9일 보도했다.

2013년 노키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베이징 등지에서 운영하던 휴대전화 생산 공장 2곳의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고 공장 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연간 7%대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흥미를 잃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베이징대표처가 최근 펴낸 ‘2015 중국 투자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가 최근 역사에서 가장 힘든 해였다”며 사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임스 지머먼 미 상공회의소 중국사무소 소장은 “많은 서구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불공정 대우와 표적 조사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의는 올해로 17번째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번처럼 중국 당국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기업들의 인식이 나빠지면서 올해 투자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31%에 이르렀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했던 외국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파나소닉 다이킨 등 일본 업체들은 엔화 약세와 중국 내 반일 정서 고조에 따라 일본 본토로 줄지어 돌아가고 있다.

또 과거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중국을 생산 기지로 삼았지만 최근엔 단순히 중국 시장을 위한 제품 생산에 그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990년대 온수기 생산 설비를 중국으로 들여왔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최근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저가 모델만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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