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분쟁 무임승차론에 발끈한 中 “美는 침략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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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일보 칼럼서 오바마 발언 비난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 분쟁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무임승차했다고 비판한데 대해 중국이 “제멋대로 이라크 정권을 전복한 건 미국”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3일 칼럼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미군의 이라크 공습 효과를 과시하면서 중국을 교묘하게 비난했다며 “옳고 그름은 여론이 판명하겠지만 무임승차론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칼럼은 “이라크 문제에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미국이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8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사태 등 세계 분쟁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은 지난 30년간 세계 분쟁 해결에 무임승차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이 앞장서 분쟁을 해결하는 동안 중국은 재건사업 참여 등을 통해 과실을 향유해 왔다는 것이다.

런민일보는 “미국이 일방주의의 몽둥이를 휘둘러 이라크 정권을 전복(2003년)한 이래 11년간 이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다”며 “종파 간 대립은 물론이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수많은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이 이라크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을 비교한다면 스스로 난처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명백하게 ‘침입자’이자 ‘포기자’였지만 중국은 항상 ‘협력자’이자 ‘건설자’라는 평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구체적으로 2003년 이라크 난민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2500만 달러(약 257억 원)를 지원했으며 2007년에도 5000만 위안(약 83억4000만 원)을 무상원조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또 서방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속속 철수할 때도 중국 기업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 진출해 석유산업 체계를 건설하고 전국을 아우르는 통신망 설치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런민일보는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전쟁에 반대해 왔다”고 전제하고 “사실은 주장에 앞선다. 미국의 어설픈 무임승차론은 매우 황당한 데다 자신이 저질러 놓은 혼란을 반성하지 않는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런민일보#오바마#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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