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차기대선 후보’ 힐러리, 코미디쇼서 출마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7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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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정치권의 최대 관심 중 하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언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느냐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후보 경선에 나선다는 공식 선언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15일 밤 (현지 시간) 미국 정치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인 '데일리 쇼'에 출연해 의미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진행자 존 스튜어트는 자서전 '힘든 선택들' 홍보를 위해 나왔다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아무도 (자서전에) 관심 없다"면서 "내가 알고 싶은 건 대선에 나서는지 여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의 속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우회 질문'들을 던졌다. 우선 "선호하는 사무실 스타일이 있느냐. 모서리가 많은 사무실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세상이 너무 복잡해서 모서리가 적을수록 좋겠다"고 대답했다. 마치 질문의 의도를 다 안다는 듯 미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여기에서 '모서리가 적은 사무실'은 둥근 형태인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 즉, '오벌 오피스(Oval Office)'를 뜻한다.

스튜어트는 또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것이 좋은가, 집에 사무실이 있는 게 좋은가", "교통체증에 묶이는 쪽과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쪽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모두 대통령이 되고 싶은지 여부를 간접적으로 묻는 질문들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너무 오랫동안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집안에 사무실이 있는 편이 낫겠다"고 답했고, 다음 질문에는 "가끔은 (교통체증 유발을) 해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스튜어트는 클린턴 전 장관의 답변들을 들은 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미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간단히 대선에 나가지 않는다고 선언하면 당신에 관한 모든 비판은 사라질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미소를 띤 채로 즉답을 피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퇴임 직후 빈털터리가 됐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세련되지 못한(inartful)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클린턴 부부가 그동안 거액의 강연료 수입을 올려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녀의 빈털터리 발언은 '보통 미국인의 삶과 동떨어진 부자 힐러리'라는 논란을 불러왔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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