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범 용서한 母, 법정에서 포옹까지…“그를 진심으로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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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16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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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자신의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살해범을 포옹하고 그의 감형을 받아들인 어머니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2012년 미국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의 한 공립학교 통학버스에서 같은 반 친구에게 살해된 10대 소녀의 어머니가 결국 살해범을 용서하고 포옹해 법정을 숙연하게 만들었다고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당시 13세였던 피해자 루르드 ‘지나’ 구즈만-드헤수스(Lourdes ‘Jina’ Guzman-DeJesus) 양의 어머니 애디 구즈만-드헤수스(Ady Guzman-DeJesus)는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 ‘분노’대신 ‘용서’를 택해 자신의 죄를 인정한 살해범 조딘 하우(Jordyn Howe·16) 군의 형량 경감을 인정하고 포옹까지 해 주는 ‘흔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조딘 군은 지난 2012년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기 위해 의붓아버지의 총을 들고 통학버스에 올랐다. 그는 버스 안에서 시험 삼아 바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그것을 갖고 친구 지나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지나의 목 주변으로 총알이 발사됐고, 지나는 마이애미 어린이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조딘은 상당한 죗값을 치를 뻔 했지만 플리바겐(plea-bargain·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협상을 통해 형량을 경감하거나 조정하는 제도)을 통해 형량을 조정 받았다. 조딘은 소년원에 1년간 복역한 후 피해자의 어머니와 함께 마이애미 주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총기 소지의 위험성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

딸을 잃은 슬픔에 잠긴 애디 씨가 살해범에게 포옹을 하자 살해범 조딘은 울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담당판사 엘렌 수 벤저(Ellen Sue Venzer)는 “자기 딸을 죽인 살해범을 안아주는 경우는 상상해 본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법정 밖에서 ‘포옹’의 의미가 무엇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판은 끝났다. 포옹은 진심으로 그를 용서했다는 뜻이다”라며 “딸도 이를 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아이들이 총을 갖고 등교해도 아무도 말리지 않는 미국 사회를 비판하며 미국 사회가 각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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