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신혼여행 어쩌나”… 관광업계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태국 계엄령 선포]
정부 “여행경보 상향 검토”… 휴가철 앞두고 예약 줄취소 가능성

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여행경보 수준을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현지에 체류하는 재외동포와 여행객의 안전을 고려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여행경보 상향 등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교부 여행경보에서 태국의 수도 방콕은 1단계(여행유의)로 분류돼 있다. 분리주의 운동이 활발한 나라티왓 빠따니 얄라 주(州) 등 말레이시아 국경지역은 3단계(여행제한), 국경분쟁이 있었던 캄보디아 접경은 2단계(여행자제)로 분류돼 있다. 주(駐)태국 한국대사관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교민과 한국인 여행객은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고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관광업계는 계엄령 선포 이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전 문제 때문에 대규모 예약취소 등 ‘한파’가 불어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해외여행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한국인이 3번째로 많이 찾는 나라다.

일단 계엄령 발령 첫날의 여행업계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06년 쿠데타 때처럼 예약을 포기하는 여행객은 아직 거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콕만 아니면 괜찮다는 인식이 많고, 지난해 말 이후 여행객 수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성수기인 겨울에도 이미 관광객 수가 예년의 절반으로 줄었다”며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국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 여행 사이트나 온라인 태국여행 동호회에는 여름휴가나 신혼여행을 취소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려는 예비부부들의 걱정 섞인 글이 많다.

관광업계 일부에서는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항공권과 여행상품 취소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태국을 오가는 항공사 일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도착 공항이 변경되거나 착륙이 지연되는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방콕행 여객기에 추가 연료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태국으로 가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태국 지사와 함께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조숭호 기자
#태국 계엄령#태국 신혼여행#여행경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